조직변경과 등기용등록번호 — 회사는 그대로인데 번호는 왜 새로 부여될까
조직변경에서 회사는 그대로인데 법인등록번호는 왜 새로 붙는 걸까요?
조직변경은 법인격의 동일성을 유지한 채 회사의 종류만 바꾸는 절차이지만, 법인등록번호는 새로 부여됩니다.
등기기록이 회사 종류별로 편성되어 있어 조직변경 등기는 예외 없이 종전 회사의 해산등기와 새 회사의 설립등기 형식으로 처리되기 때문입니다.
법인등록번호는 설립등기를 할 때 부여되고 그 안에 회사 종류를 나타내는 분류번호가 들어 있어, 유한회사가 주식회사가 되면 14로 시작하던 코드를 그대로 쓸 수 없습니다.
본점이전이나 관할전속으로는 번호가 바뀌지 않는 것과 정반대의 결과입니다.
1. 조직변경이란 무엇인가
조직변경은 회사가 법인격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법률상의 조직만을 변경하여 다른 종류의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회사가 해산하고 새 회사가 설립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회사가 옷을 갈아입는 것입니다. 따라서 종전 회사의 권리·의무는 그대로 존속하고, 별도의 재산 이전 행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상법 제242조 제1항(조직변경)①합명회사는 총사원의 동의로 일부사원을 유한책임사원으로 하거나 유한책임사원을 새로 가입시켜서 합자회사로 변경할 수 있다.
상법이 허용하는 조직변경의 조합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상법이 허용하는 조직변경의 조합과 그 등기 형식은 다음과 같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 [허용되는 조직변경]
- 변경 전, 변경 후
- 근거조문
- 등기의 형식
- 합명회사, 합자회사
- 상법 제242조
- 합명회사 해산등기 + 합자회사 설립등기
- 합자회사, 합명회사
- 상법 제286조 ①②
- 합자회사 해산등기 + 합명회사 설립등기
- 주식회사, 유한회사
- 상법 제604조
- 주식회사 해산등기 + 유한회사 설립등기
- 유한회사, 주식회사
- 상법 제607조
- 유한회사 해산등기 + 주식회사 설립등기
- 주식회사, 유한책임회사
- 상법 제287조의43 ①
- 주식회사 해산등기 + 유한책임회사 설립등기
- 유한책임회사, 주식회사
- 상법 제287조의43 ②
- 유한책임회사 해산등기 + 주식회사 설립등기
인적회사(합명·합자)과 물적회사(주식·유한) 사이를 넘나드는 조직변경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유한책임회사는 오직 주식회사와의 사이에서만 조직변경이 인정됩니다. 합자회사를 주식회사로 바꾸고 싶다는 상담이 종종 있으나, 조직변경으로는 불가능하고 현물출자에 의한 신설 후 영업양수 등 다른 구조를 검토하여야 합니다.
상법 제287조의43(조직의 변경)① 주식회사는 총회에서 총주주의 동의로 결의한 경우에는 그 조직을 변경하여 이 장에 따른 유한책임회사로 할 수 있다.
2. 동일성이 유지되는데 왜 등기는 "해산 + 설립"인가
조직변경의 등기는 예외 없이 종전 회사의 해산등기와 새 회사의 설립등기를 함께 신청하는 형식을 취합니다. 이는 실체법상 회사가 소멸하고 새로 생겼기 때문이 아니라, 등기기록이 회사의 종류별로 편성되어 있기 때문 입니다. 합자회사의 등기기록에는 주식회사의 등기사항을 담을 칸이 없으므로, 종전 등기기록을 폐쇄하고 새 등기기록을 개설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 것 입니다.
상법 제243조(조직변경의 등기)합명회사를 합자회사로 변경한 때에는 본점의 소재지에서 2주일 내에 합명회사의 해산등기, 합자회사의 설립등기를 하여야 한다.
상법 제606조(조직변경의 등기)주식회사가 제604조에 따라 그 조직을 변경한 때에는 본점의 소재지에서 2주일 내에 주식회사의 해산등기, 유한회사의 설립등기를 하여야 한다.
이처럼 등기 형식이 해산과 설립으로 정해져 있어 등기기록이 새로 개설되는 것이 이후 번호 문제의 출발점이 됩니다.
3. 등기용등록번호란 무엇인가
부동산등기부의 갑구·을구에 권리자를 기록할 때에는 이름이나 명칭만으로는 부족하고, 주민등록번호 또는 부동산등기용등록번호를 반드시 함께 기록하여야 합니다. 자연인은 주민등록번호를 쓰면 되지만,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주체 — 법인, 법인 아닌 사단·재단, 외국인, 재외국민, 국가·지방자치단체 — 에게는 그에 갈음하는 번호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부동산등기용등록번호, 실무에서 흔히 "등기용등록번호"라고 부르는 번호입니다.
부동산등기법 제48조 제2항(등기사항)② 제1항제5호의 권리자에 관한 사항을 기록할 때에는 권리자의 성명 또는 명칭 외에 주민등록번호 또는 부동산등기용등록번호와 주소 또는 사무소 소재지를 함께 기록하여야 한다.
부동산등기법 제49조 제1항(등록번호의 부여절차)① 제48조제2항에 따른 부동산등기용등록번호(이하 "등록번호"라 한다)는 다음 각 호의 방법에 따라 부여한다.
4. 법인등록번호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법인의 등록번호 부여절차는 「법인 및 재외국민의 부동산등기용등록번호 부여에 관한 규칙」(대법원규칙)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규칙에 따르면 법인등록번호는 다음의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번호의 구성과 종류별 분류번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법인등록번호의 구성]
-
- 등기관서별 분류번호 4자리 - 법인종류별 분류번호 2자리 - 일련번호 7자리
앞의 4자리는 최초로 등기한 등기관서를 나타내고, 이어지는 2자리는 회사·법인의 종류를 나타내며, 뒤의 7자리는 그 등기기록의 등기번호에 따른 일련번호입니다. 예컨대 서울중앙지방법원 등기국에서 설립등기를 한 주식회사의 번호는 110111로 시작하고, 같은 등기국의 유한회사는 110114로 시작합니다. 1101이 등기관서, 11과 14가 각각 주식회사와 유한회사를 뜻합니다.
- [법인종류별 분류번호 예시]
- 구분
- 분류번호
- 주식회사
- 11
- 합명회사
- 12
- 합자회사
- 13
- 유한회사
- 14
- 유한책임회사
- 15
- 사단법인 / 재단법인
- 21 / 22
- 외국회사(주식회사)
- 81
위 분류번호는 실무에서 통용되는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학교법인·사회복지법인·의료법인 등 특수법인과 각종 조합의 분류번호는 규칙 별표의 코드표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5. 조직변경을 하면 등록번호는 어떻게 되는가
조직변경의 등기는 새 회사의 설립등기를 포함합니다. 등록번호는 설립등기를 할 때 부여됩니다. 그리고 등록번호 안에는 회사의 종류를 나타내는 분류번호가 들어 있어, 유한회사였던 회사가 주식회사가 된 이상 14로 시작하던 종류코드가 그대로 남아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규칙이 등록번호의 불변을 명시한 경우는 관할전속과 본점이전뿐이고, 이미 부여된 번호를 고칠 수 있는 사유도 법률 개정과 착오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결국 조직변경을 하면 종전 등기기록은 폐쇄되고 새 등기기록이 개설되면서 그 회사의 법인등록번호 — 곧 부동산등기용등록번호 — 는 새로 부여됩니다. 회사의 동일성은 유지되지만, 그 회사를 부르는 등기상의 번호는 달라지는 것입니다.
- [사유별 법인등록번호의 변동]
- 사유
- 등기기록
- 법인등록번호
- 상호변경
- 그대로(변경등기)
- 불변
- 목적·임원 변경
- 그대로
- 불변
- 본점이전(관할 밖)
- 새 관할로 이기
- 불변
- 관할전속
- 이기
- 불변
- 조직변경
- 종전 기록 폐쇄 + 새 기록 개설
- 새로 부여
- 합병으로 소멸
- 소멸회사 기록 폐쇄
- 소멸회사 번호 소멸
- (존속회사 번호는 불변)
- 분할신설
- 새 기록 개설
- 신설회사에 새 번호
조직변경으로 회사의 성립연월일까지 새로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상 조직변경으로 인한 설립등기를 하더라도 회사성립연월일은 종전 회사의 성립연월일을 이어서 기록합니다. 등기부상 "설립등기"라는 형식과 실체법상 "동일성 유지"가 이 지점에서 조화를 이룹니다. 거래처에 회사 연혁을 설명할 때 유용한 근거가 됩니다.
따라서 조직변경 후에는 회사 명의 부동산에 대하여 상호와 등록번호를 함께 고치는 등기명의인표시변경등기를 별도로 신청하여야 하며, 이를 빠뜨리면 이후 처분등기에서 그대로 막힙니다.